2024/11 25

차리는 사람 따로 처먹는 사람 따로

"앞으로의 이야기는 사실을 재구성하여 작성되었으며 특정인과 관계가 없습니다"우리팀원들은 넘치는 매력 중 하나는 바로 본인의 직위를 지 멋대로 설정한다는 것이다. 팀장을 제외한 나머지 팀원은 모두 같은 직급의, 같은 일을 하고 있는데 종종 스스로를 팀장 혹은 그 이상의 직위라고 생각하는 인간들이 있다보니 개족보처럼 팀이 굴러가고 있는 상황이다. 주제파악이 안되는 인간 중 최고는 우리팀 유일무이 청일점 남직원인데 굉장히 굉장하다ㅋㅋㅋㅋㅋ솔직히 말하면 과거에 무슨일을 했었는지, 어떤 직위에 있었는지 누가 알바냐. 지금 직장에 맞는 태도와 업무방식을 취하지 않을거면 대체 뭐하러 이직을 했나 싶은데, 이 남직원은 자주 본인이 상사라도 된 듯이 굴곤 했었다. 나이에서 오는 권력+사회에서 남성이라는 성별에게 쥐어..

[개털이지만 트렌드는 따라가고 싶어] 양심의 가책, AI Assistant 사용기

난 정말 내가 이럴 줄 몰랐다. 이렇게나 많은 각종 OTT와 여러 유료서비스들을 정기결제하는 삶을 살줄이야. 저 서비스들을 유용하게 이용할 시간도 없는 개미일꾼인 내가 대기업의 배를 불려주는 인간이 되고 말았다. 그리고 오늘은 양심의 가책+마음의 평안을 함께 제공해주는 나의 AI Assistant, 'claude'를 소개합니다.경향신문 기사에 따르면 AI 챗봇과 한 번의 대화를 나누는데 드는 냉각수는 500ml이고, 하나의 AI 모델을 학습시키기 위해 소요되는 전기량은 미국 내 100가구가 1년 동안 쓰는 전기량보다 많다고 한다.해당 기사에서 ai는 '기후 빌런'이라고까지 표현되는 만큼, 기후에 미치는 악영향이 지대하다는 점 특히 소위 말하는 개발도상국의 국민들이 겪는 일들을 생각한다면 무분별한 AI ..

할 수만 있다면 그때의 나에게.

"앞으로의 이야기는 사실을 재구성하여 작성되었으며 특정인과 관계가 없습니다" 우리팀에는 나와 동갑내기인 직원이 하나 있다. 태어난 연도만 같을 뿐이지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나와 정반대의 유형의 사람인데, 그 이와 대화할 때면 이상하게 기분이 묘하게 나빴다. 처음에는 저 직원이 워낙 남미새라서, 대화중에 은은하게 깔려있는 외모강박적이면서 마름부심과 같은 답정너 대화법이 싫어서인가하고 막연하게 생각했었다. 이게 어떤 스타일이냐면, 전직원이 모여있는 자리에서 내 등뒤에 숨으면서 "안보이게 딱딱쓰구리뒤에 숨어야지 히히"라고 말하면서 "딱딱쓰구리=뚱뚱, 본인=날씬하고 귀여움"을 강하게 어필하는 그런 스타일. 내가 남자친구도 아닌데 나에게 이거해줘 저거해줘 하면서 "딱딱쓰구리가 내 남자친구 같애~~~~"하며 애교....

우리에게 주어진 파이가 너무 작아서

*동덕여대를 비롯한 모든 여대의 공학 전환을 반대합니다. 학생의 존엄성을 무시하는 학교 행태를 규탄합니다* 현 회사에 재직하면서, 나를 퇴사 직전의 상황까지 몰고 간 것은 대부분이 여성들이었다. 반면 나를 견디게 해준 것 역시 여성들이었고. 그렇듯이 여성은 언제나 야망넘치고, 독하고, 선하고, 못됐고, 배려넘치고, 음흉하고, 미련하고, 지혜롭고, 똑똑하며 공정하다. 20년도 더 전의 일이지만, 내가 우리학교에 입학 했을 때 나보다 더 좋아했던 건 우리 언니였다. 우리언니가 지금은 조금 재미없어졌지만 그는 내게 처음으로 페미니즘을 알려준 사람이었고, 여대의 존재가치와 의미를 나보다도 잘 알고 있었는데 본인이 공학에서 겪었던 수많은 불평등을 체감한 상태였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되려 미디어와 사회가 심어준 ..

어떻게 나이들지는 제가 결정할게요

"앞으로의 이야기는 사실을 재구성하여 작성되었으며 특정인과 관계가 없습니다" 얼마 전, 의지할만한 동료로부터 들었던 말이 생각난다. 이게 정확한 워딩은 아닌데 "페미니스트로서 동료들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대충 그런 질문이었는데, 아주 조심스러운 질문이었다. 아마 이것저것 투덜대는 내 모습이 조금 두렵거나 불편해서였을 수도 있겠다 싶고. 내가 누군가의 언행이 불편하다고 느끼더라도 늘 적대감을 드러내는 것은 아니다. 나 역시 편견덩어리이고, 나도 모르게 차별과 혐오를 하는 인간인걸. 또 누군가에게는 내 언행이 매우 불편할 거라는 것도 알고. 그니까, 그들의 편견이 악의가 없다는 걸 알고, 악한 사람이 아니라는 걸 나도 잘 안다. 개중에는 내게 진심으로 애정을 가진 사람도 있고. 하지만 내가 느끼는 불편함을 ..

몸이 고생하면 머리가 편하다

"앞으로의 이야기는 사실을 재구성하여 작성되었으며 특정인과 관계가 없습니다" 오늘의 이야기는 순전히 위의 짤을 쓰기 위해 쓰는 이야기이다. 난 정주영씨는 90년대 어느집에나 꽂혀있던 '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의 저자이자, 북한에 소를 보낸 사람 정도로 알고 있었는데 저렇게 통찰력이 있는 사람인 줄은 이제 알았네. 아, 그리고 나의 지적허영도 조금 채우기 위해 덧붙이자면 책 '가짜 노동'의 한국버전의 모든 내용이 우리회사에 있다는 걸 적기 위함이랄까. 한때 우리 팀에는 '철야 역병'이 분적이 있다. 도대체 뭔짓거리들을 하는지 모르겠는데 회사에서 밤을 꼴딱 세운다던가, 새벽 3시~4시까지 사무실에 남아있다가 집에가서 씻고만 나오는 것이었다. 그리고 만나는 회사 사람 모두를 붙들고 자신이 얼마나 늦게까지 ..

결혼이 그렇게 자랑스러우시면 일년에 한 서너번쯤 하시면 되겠습니다.

"앞으로의 이야기는 사실을 재구성하여 작성되었으며 특정인과 관계가 없습니다" "오블챌을 한번 해봐야지"하고 마음 먹었을 때, 제일 먼저 한 일은 21개의 글감을 선정한 것이었다. 매일같이 글을 쓴다는 건 생각보다 쉽지 않고, "무엇을 쓸 것인가"를 정하는 일이 글쓰기에서 가장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것을 알기에 한 일이었다. 나름 고민을 해가며 주제를 선정했는데, 이게 왠걸. 우리 회사는 매일같이 나에게 글감을 던져주고 있어서 그럴 필요가 없었다는 생각이 든다. 자기연민이 심한 H씨는 성역할 고정관념이 심하고, 가부장적인 마인드가 강한 사람이다. 몇 번 그 사고방식에 대해 대화를 나누면서 바꿔보려 노력했으나 사람은 고쳐쓰는거 아니라지 않던가. 그 긴 시간 저렇게 살아온 사람이 어찌 바뀌겠는가. 게다가 바뀔..

[개털이지만 향기롭고 싶어] 최애 핸드크림

멋진 여자는 핸드크림 따위 바르지 않는 거친 손을 자랑해야 하지만, 한여름에도 토르 버금가는 정전기를 일으키다 보니 핸드크림을 안 바를수가 없다. 핸드크림 안발랐다가 엉뚱한 사람과의 정전기가 사랑의 스파크라고 착각하면 안되잖아. 그리하여 핸드크림을 향한 나의 여정이 시작되었는데.. 그 여정에서 향기와 질감 , 바른 후 느낌까지 나의 마음에 쏘옥 들어버린 핸드크림을 소개합니다. 나의 최애 핸드크림은 바로바로 키엘의 "Ultimate strength hand salve" 입니다~~~~ 개털인 주제에 5천원 이상하는 핸드크림을 쓰는 점, 그리고 핸드크림과 같은 화장품에 고액을 쓰는 점 등 부끄러운 점이 많지만 키엘 핸드크림이 너무너무 좋다. 먼저 연고스러운 냄새가 내 마음을 차분하게 싸악 내려주고, 발랐을 때..

회사가 전쟁터라지만 불행까지 배틀을 뜰 필요는 없을텐데

"앞으로의 이야기는 사실을 재구성하여 작성되었으며 특정인과 관계가 없습니다" 전쟁통에서도 사랑은 싹튼다더니, 그지같은 우리회사에도 내가 의지하고 존경할 분들이 있다. 내 인생/학교 선배이자, 내 멘토이자, 내 롤모델인 분인데 물론 그 분은 본인이 이런 중책을 맡고 계신지 모른다. 최근 그 분의 글을 읽을 기회가 있었는데,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2년여간 그 분을 알고 지내면서 한번도 들려주시지 않았던 속깊은 내용이었다. 분노와 욕설이 가득한 내 글과는 달리 담담하고 꾸밈없는 글을 읽고 "나 이런 부정적인 글만 써도 되는걸까?"라는 반성과 함께, 예전 박경리 작가님에 대한 기사가 떠올랐다. 전쟁통에 남편을 잃고, 몇년 뒤 아들까지 잃은 뒤에도 냉철하게 소설을 쓴 작가님에 대한 이야기였다. "하나의 어린 ..

혀짧은 소리는 5살까지만, 그 이상인 경우는 불법되면 좋겠다.

"앞으로의 이야기는 사실을 재구성하여 작성되었으며 특정인과 관계가 없습니다" 처음에는 우리팀원들이 그저 어린이집 수준인줄 알았다. 혀짧은 소리라던가 소위 애교라고 표현되는 대화법, 자기 중심적인 유아퇴행적 대화방식, 혹은 먹는 것과 자는 것과 같이 1차원적인 욕구를 참지 못하는 영유아스러운 정도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건 나의 순진한 생각이었다. 처음 지들끼리 아기 흉내를 내며 대화하는 것을 처음 목격하였을 때는 신기할 따름이었다. 학생시절이건 직장인 시절이건 공적인 공간에서 저런 인간을 본건 내 인생에서 처음이었기에, 미친듯이 뛰는 곱등이를 관찰하는 느낌이었다. 그땐 나한테 뛰어오르지만 않으면 상관없지. 지가 저 지랄 한다는데 뭐. 으 징그러. 거기서만 뛰어. 나한테 튀어 오르지마. 이런 느낌. 그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