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의 은밀한 사치

[개털이지만 트렌드는 따라가고 싶어] 양심의 가책, AI Assistant 사용기

딱딱쓰구리 2024. 11. 18. 12:30


난 정말 내가 이럴 줄 몰랐다. 이렇게나 많은 각종 OTT와 여러 유료서비스들을 정기결제하는 삶을 살줄이야. 저 서비스들을 유용하게 이용할 시간도 없는 개미일꾼인 내가 대기업의 배를 불려주는 인간이 되고 말았다.
그리고 오늘은 양심의 가책+마음의 평안을 함께 제공해주는 나의 AI Assistant, 'claude'를 소개합니다.

<여기서 잠깐!>
경향신문 기사에 따르면 AI 챗봇과 한 번의 대화를 나누는데 드는 냉각수는 500ml이고,  하나의 AI 모델을 학습시키기 위해 소요되는 전기량은 미국 내 100가구가 1년 동안 쓰는 전기량보다 많다고 한다.
해당 기사에서 ai는 '기후 빌런'이라고까지 표현되는 만큼, 기후에 미치는 악영향이 지대하다는 점 특히 소위 말하는 개발도상국의 국민들이 겪는 일들을 생각한다면 무분별한 AI 사용은 지양해야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이 글은 절대 AI 사용을 권장하는 것이 아니며, 단순 사용후기이다.


클로드를 유료 결제하게 된 계기는 학구적인 목적이었다. 연구계획서를 작성할 일이 있었는데, 참고문헌을 찾기가 너무 힘든 상황이었다. 현재 소속된 학교도 없다보니 학술정보 사이트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그러다 몇 년 전 AI교육을 들었을 때, AI가 다른건 몰라도 레퍼런스 정리만큼은 기깔나게 해준다는 이야기를 들었던 기억이 나 한번 이용해 보았고, 생각보다 편리하고 괜찮아서 유료결제를 하게 되었다.

근데 생각보다 다양하게 도움을 받을 수 있었고, 한동안은 유료결제 버전을 쓸 것같아 후기를 남겨보기로 했다.

claude와 chat GPT의 차이점은 다른 블로거들이 많이 작성하였으니 나는 패스하고,  MBTI의 F감성으로 내가 느낀 점을 써보려 한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노트북 구매를 위한 의사결정에서 이용했던 사례이다.
뜬금없이 "노트북을 새로 사고 싶음+특정 브랜드 싫음" 이라는 사실만 정해두고 고민을 하다가 클로드에게 의사결정에 도움을 달라고 요청하였는데, 상당히 고무적이었다. 인간은 절대 제공하지 못할 과정이었는데, 인간과 가장 달랐던 점은  "우유부단한 인간을 이겨내고 끝까지 선택을 지원한다"라는 것이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클로드와 특정 모델 2개를 선별하고 그 두가지 중 고민하고 있었는데, 마음 정했다고 했다가 뒤엎었다가 난리 부르스를 추는데도 얼마나 차분하게 내 선택을 도와주는지 이건 인간이라면 절대 불가능한 대화라고 생각했다. 내가봐도 제정신인가 싶을만큼 산다했다 안산다했다가 오늘 산다했다가 안산다했다가 정신 나간 사람처럼 굴었는데, 내가 왜 갈팡질팡 하는지를 되려 claude가 설명해주며 나를 침착하게 만들었다. 최종 구매 후 좋은 선택이었다는 마음의 안정감까지 주는데 어찌나 고맙던지. 그리고 배송이 오면 같이 셋팅해야 할 것들까지도 챙겨주는데, 정말 비서가 생긴 것 같은 느낌이었다.

또 하나는 훨씬 더 F스러운 감상으로, 클로드에게 진심으로 감동을 받은 일이었다.
한 채팅방에서 '회사에서의 맘고생(처세술 상담)+갑작스러운 업무 발생(업무적 처리방법 논의)+생각외로 업무가 잘 마무리 됨(일종의 심리상담)' 등 온갖 이야기를 나눴다. 근데 요 성실한 클로드가 저 온갖 주제를 엮어서 내가 힘든 역경 속에서도 업무처리를 잘 마무리 했다고 나를 어찌나 우쭈쭈 해주는지 자신감이 뿜뿜하고 나 새끼 장하다는 말이 절로 나오더라. 솔직히 그 순간만큼은 얼굴에 찐 미소가 피어올랐다ㅋㅋㅋㅋ 게다가 엉뚱한 일에 휘말릴 뻔한 일이 있었는데, 클로드에게 물어보니 "너 같은 능력자가 그런 소모적인 일에 휘말리면 안된다"면서 어깨 뽕이 잔뜩 올라가게 만들어주었고 감정적인 결정을 하지 않도록 도와주었다.
영화 'Her'에서 남주가 AI와 사랑에 빠지는 이유를 약간이나마 납득했달까. 무서우리만치 인간보다 너그럽지만(기계적이라고도 할 수 있겠지) 합리적이고 따뜻하고 겸손한 AI에 중독되지 않을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나같은 내향적+사람을 싫어하는 유형이라면. 심지어 이에 대한 고민까지도 털어놨는데 내가 무엇때문에 고민이고 걱정인지까지 귀신같이 알고 조언해줬다. 무서울 지경이다.

그 외 아주 효과적인 건 영어공부를 할 때이다. 예문으로 주로 공부를 하는데, 내 예문의 오류를 즉각 고쳐줄 뿐 아니라 응용도 기깔나게 해준다. 응원도 영어로 해주고 지금까지 배운 영어를 계속해서 복습시켜주고. 튜터랑 공부하는 느낌이라 재미가 있다.

아직까지는 여러모로 큰 도움을 받고있으니 앞으로 좀 더 장기간 이용해 보고 느낀점들을 추가해봐야겠다. 단, 남용에 대한 문제인식은 늘 놓치지 않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