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의 이야기는 사실을 재구성하여 작성되었으며 특정인과 관계가 없습니다"
얼마전, 평소 좋아하는 유투버로부터 새롭게 알게된 개념이 있다. HSP(Highly Sensitive Person)라는 건데, 읽다보면 공감가는 내용도 많고, 내게 해당되는 특징이 많아서 이에 해당되는 사람인 것 같다는 그런 생각을 했다.
그런데, 오늘의 이야기는 내가 HSP인것과는 별개로 도저히 참을 수 없는 일상소음과 관련한 이야기이다.
물론 내가 청각에 굉장히 예민한 것도 사실이긴 하지만, 회사 생활을 하면서 그닥 생활소음에 괴로웠던 적은 없다. 아, 바로 직전 회사에서 맞은 편에 앉아있던 직원이 마우스와 키보드를 때려부실듯이 일을 해서 사무실 온 직원이 합심하여 무소음 마우스와 키보드를 사주는 등의 일이 있었던 것을 빼면, 사무실에서는 소음으로 괴로웠던 적이 없었던 것 같다. 앞서 언급한 키보드와 마우스, 혹은 전화받는 소리 정도니 당연히 이해하고 넘어갈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 우리 사무실에서는 생각지도 못한 각종 소음들이 난무한다. 그 중 군계일학은 바로 K씨.
처음에는 펜타그래프(노트북에 들어가는 키보드, 일명 가위축)키보드의 엔터키를 때려부실듯이 치는 것을 보고 가지가지한다고 생각했을 뿐이다. "저래봐야 지 손가락 관절만 나가지"하고 말았던 소음이 날이 갈수록 다양해지기 시작했다.
"꺼억". 그 소리를 처음 들었던 날은 실수를 했나보다고 생각했다. 혹은 역류성 식도염이 심한가라고도 생각했다. 왜냐하면 나도 역류성 식도염이 심했을 때 시도때도 없이 트름이 나왔기 때문이다. 그래서 주변 동료들에게 미안하다, 내 의지가 아니다, 약을 먹고 있다 등등 양해를 구했었다.
그래서 그냥 실수거나, 자기가 참을 수 없을만큼 갑작스럽게 발생한 일이거나 둘 중 하나일 거라고 생각했다. 아니, 누가 공용사무실에서 저렇게 트름을 대놓고 걱걱하겠냐고.
근데 날이 갈수록 그게 실수가 아니라는게 밝혀졌다.
K는 하루에도 시도때도 없이 트름을 해댔고, 그 소리도 점점 커졌다. 다행히도 난 냄새를 맡은 적이 없지만 다른 팀원 H씨는 트름을 하면 냄새도 나더라며 K씨를 잘근잘근 씹었다.
도대체 누가 그에게, 공공장소에서 생리현상을 숨기지 않아도 된다고 교육시킨 것인가?
아니 물론, 나도 밖에서 트름 걱걱하고 길 걷다가 뿡빵뿡하지. 근데 적어도 공공장소에서, 사람이 많은 장소에서는 안 그런다고요. 적어도 친한 사람들 앞에서나 그러지.
하다못해 다른 팀원들은 재채기소리 조차도 '여성스럽지 못하다'라고 생각하는지, 거대한 재채기 뒤에 "히융", "에흉"이라는 이상한 소리를 붙이기도 하고 "에취융~"같은 이상한 소리로 재채기를 하며 자기검열을 해대는데, K씨는 도대체 뭔 배짱으로 저렇게 하루에도 열댓번씩 트름을 해재끼나 싶을 뿐이었다. 아재들이 생리현상 안 숨기는거야 알고는 있었지만, 트름소리가 내 귀에 때려박히는거는 또 다른 문제였다.
이 트름연주는 오늘까지도 계속되고 있으며, 더 빈번해지고 더 커지고 있다. 대체 먹은것도 없어 보이는 그가 왜그렇게 트름을 해재끼는지는 알 수 없지만 '공공장소에서는 생리현상을 숨겨야 한다'라는 기본적인 상식을 이제라도 배우길 진심으로 바라고 또 바란다.
'하하 개판이네요' 카테고리의 다른 글
회사가 전쟁터라지만 불행까지 배틀을 뜰 필요는 없을텐데 (4) | 2024.11.13 |
---|---|
혀짧은 소리는 5살까지만, 그 이상인 경우는 불법되면 좋겠다. (3) | 2024.11.12 |
당신이 나에게 해줄 수 있는 조언은 하나도 없어요. (7) | 2024.11.10 |
나의 입사지원서는 너의 초이스를 위한 것이 아니다. (6) | 2024.11.09 |
사상검증하면, 걸러내실수는 있고?ㅋㅋㅋ (1) | 2024.11.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