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은 연말인가 봅니다. 뭔가 한해를 정리하고, 다가오는 새해를 새롭게 맞이하고 싶은 마음이 커집니다.
올해를 돌아보는 도구로 타로카드만큼 좋은게 없는 듯 하여, 타로카드를 이용하여 한해를 돌아볼까 합니다.
갑자기 올해 저는 어쩌구저쩌구 하고 썰을 풀기 왠지 모르게 부끄러워서요.
왼쪽부터 세로로
1. 올해 잃은 것
2. 올해 얻은 것
3. 내년에 잃을 것
4. 내년에 얻을 것
이렇게 타로카드를 뽑아 봤습니다.
1. 올해 잃은 것
- 8개의 칼: 권한과 자유를 잃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물론 현재 일자리가 경제적 측면이나 업무의 난이도 측면에서 과거 일자리보다 나아졌다고 볼 수 있겠지만, 아무래도 주도적으로 '내 권한의 일'이라고 할 수 있는 일은 없습니다. 과거에는 '내가 맡은 사업'을 충실하게 기획하고 멋지게 실행하고, 잘 포장해서 평가받는 과정이 고되긴 해도 확실히 보람을 느끼게 하긴 했었어요. 가끔 제가 맡은 사업이 best practice로 선정되어 경영평가에 쓸때면 그것 또한 뿌듯하기도 했죠. 물론 그때도 상사의 권한이 크니까 제게 주어진 권한은 작디 작은 것이었지만, 지금처럼 저를 철저히 숨기고 일하는 정도는 아니었으니까요.
- 탑: 직장을 바꿨던 2022년보다, 2023년의 연말에서 2024년 지금까지가 훨씬 더 큰 감정의 변화를 겪고 있습니다. 제 인생에서 큰 의미를 가지고 있던 관계가 끊어졌고, 그걸 시작으로 친한 친구의 민낯을 보게 되면서 이 친구와도 연락이 끊어지게 되었어요. 일련의 사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면서 이 친구가 제가 한 선택을 얼마나 우습게 생각하는지 알게 되었는데, 제가 연락을 하지 않자 이 친구또한 연락을 끊더군요. 이런 일이 처음인건 아니지만, 이럴때마다 먼저 연락한 것 또한 저였는데 이번에는 그러지 않으려고 합니다. 사실 언젠가는 끊어질 관계라고 생각하긴 했었어요. 언젠가 다시 연락이 온다면 그땐 허심탄회하게 이야기 할 수 있겠지만 지금은 굳이 인연을 잡기 위해 노력하고 싶지 않습니다. 이 외에도 이상하게 불편하지만 추억이라는 이름으로 끌어오던 인연들이 많이 끊어졌습니다. 근데 사실 속시원하긴 해요. 잃은 것이라 생각하지만 사실은 한편으론 마음의 평안을 얻은거라 생각이 듭니다.
- 명성: 흐음. 애시당초 있지 않았던 것이 명성인지라 딱히 잃은지는 모르겠고요. 이 명성 카드는 나쁜 쪽으로의 명성, 즉 악명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뭐랄까 과거 팀원들이 저에대해 욕하던 것들로 인해 생겼던 악명들을 올해는 떨쳐냈다. 그렇게 생각하고 싶습니다.
2. 올해 얻은 것
- 9개의 펜타클: 세상에나. 너무나 정확하네요. 과거대비 저는 더 많은 월급을 받고 있으며, 혼자만의 시간을 너무나 잘 보내고 있습니다. 제 개인적이고 독립적인 시간을 얻을 수 있었고, 이 시간을 너무나도 잘 음미하고 있습니다. 그 외에도 신중함이나 분별력을 의미하기도 하는데, 저는 여전히 아무것도 모르겠고요. 그냥 혼자서 보내는 이 시간이 너무나 행복할 뿐입니다.
- 절제: 암요. 절제력, 인내 얻었죠. 말같지도 않은 소리가 들려도 안듣고, 안보고 그저 참았습니다. 팀내에서 비록 제가 왕따일지언정, 저는 최선을 다해서 이 팀안에서 조화를 이루려고 노력했어요. 말같지도 않는 시덥잖은 소리에 힘을 보탤 수 없으니 그저 문제지적하지 않고 참아내는 방식으로 분위기를 망치지 않으려 했어요. 예전엔 말같지 않은 소리를 들으면 파르르 했는데, 이제는 "아 신박한 개소리가 또 시작되었네"하고 넘어갈 수 있는 절제력을 얻었습니다.
- 바람개비: 바람개비는 바람에 따라 움직임을 바꾸죠. 사실 위에서 말한것처럼 저에게는 결정권한이 전혀 없기 때문에 바람이 부는대로 그저 흘러갈 뿐입니다. 자기 자신을 내려놓고 그저 흐름에 저를 맡길 수 있는 그런 마음 가짐을 얻었어요. 제가 애쓴다고 되는 일이 아닐땐 굳이 애쓰지 말것. 올해는 좋은 교훈을 얻었죠.
3. 내년에 잃을 것
- 8개의 펜타클: 죽도록 일해야 할 것 같군요. 일이든 공부든 저를 갈아 넣어야 하는 상황이 올 것 같아요. 아니면 오히려 일은 벌려놓고 아무것도 얻지 못하는상황이 될 수도 있겠네요.
- 6개의 칼: 여전히 저를 붙들고 놓아주지 않는 감정적인 문제들. 조금씩 떨쳐보낼 수 있을지도요. 놓아주어야 할 것은 놓아주는 한해가 되었으면 합니다. 또 이 카드는 이동에 대한 의미, 평화를 향해 조금식 점진하는 의미를 가지고 있는데요. 아직 오지 않은 한해니까 긍정적으로만 해석하고 싶어요. 내년엔 저를 붙들고 있는 미련덩어리들을 전부 잃을 겁니다. 그럴거예요.
- 번영: 너무 명백하군요. 돈. 돈을 잃을 거라고 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직 확정난 건 아니지만 내년을 위해 계획중인 무언가가 된다면, 사실 목돈이 들어갈 예정이라서요. 아 돈 잃어도 좋으니 일단 계획대로 되면 좋겠다.
4. 내년에 얻을 것
- 8개의 지팡이: 새로운 상황, 혹은 급진적인 상황이 펼쳐지면서 좋은 성과를 얻을 것 같습니다. 또 새로운 상황이 펼쳐지면서 오래간만에 열정이 솟을 듯도 하고요. 부디!!!제발!!!
- 컵 기사: 좋은 조언자를 얻을 것 같아요. 저 스스로가 그런 역할을하고 있는 것일수도 있고요. 둘중 어느쪽이어도 좋을 듯 합니다. 업무 혹은 학문적으로 제게 좋은 제안이나 조언을 해줄수 있는 누군가를 만날 것 같다는 느낌적인 느낌!!!!!
- 지지: 호로스코프카드 역시 제게 지지자가 나타날거라 말하네요. 물론 지금 회사에도 멋진 선배님도 계시고 제가 크게 의지할 분들이 많..이는 아니고 한 두분 계시지만 이 분들이 안계셔도 제가 잘 견딜 수 있도록 누군가 좋은 지지자가 나타나면 좋겠습니다.
새로산 오라클 카드를 이용해서 메시지를 뽑아 보았습니다 .
'신경 안써' 오라클 카드인데 이름부터 마음에 들어서 구매해 봤습니다.
'커튼치고 눈감고 잠이나 자' 카드와 '술잔 들었어? 그럼 건배!!!' 카드와 마지막으로 '짜잔!!!!놀랐지' 카드가 나왔습니다.
제가 어제 3시간 잠을 자서 그런가, 아니면 평일에 수면 시간이 부족한 것 때문인가 잠이나 자라는 카드는 꽤나 인상적이군요ㅋㅋ 그리고 짠 하자는 것도 인생 뭐 있냐 한잔 하자!라는 느낌이라 좋구요. 새로운 모임이 생기면 거기서도 즐겁게 즐기라는 말 같기도 하고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서프라이즈 카드도 정말 맘에 듭니다. 작은 일이라도 늘 깜짝 놀랄만한 이벤트가 생기는 건 즐거우니까요.
그나저나, 제게 올 한해는 그저 살아내기만 한 것만으로도 정말 대단한 한해였다고 평가하고 싶습니다.
누가 뭐래도 저는 늘 저를 응원하고 잘했다고 토닥여주고 싶어요.
그리고 내년에도 한번 잘해보려 합니다.
그리고 못하면 또 어때요. 히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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