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의 은밀한 사치

[개털이지만 여름휴가는 즐기고싶어] 충주 온천호텔 유원재

딱딱쓰구리 2024. 11. 28. 07:53

막상 한여름에는 에어콘이 있는 곳에서 보내는 게 최고이고, 여름의 끝자락(인줄 알았던)에 휴가를 가야겠다는 마음으로 휴가계획을 세우던 때였다.
함께가는 멤버는 유일무이 내 사랑 마미였고, 마미에게 이런저런 예쁜 사진을 찍어주고 싶어서 강원을 제안했었다. 아르떼뮤지엄가서 신기한 사진 찍어서 프사하게 해주고 싶었기 때문.

하지만 한가지 안(案)만 제시하는 건 별로..여서 평소 가보고 싶었던 유원재도 혹시 몰라 함께 제안했더니 아묻따 유원재에 가고 싶다고 하는거임! 해서 올 여름 휴가는 유원재로 다녀왔다.
알고보니 친구분들이랑 얼마전에 다녀온 여행지가 강원이었고, 사진보다는 휴양에 집중하고 싶다는 것이 마미의 솔직헌 심정이었다고..

여튼 8월 말로 예약을 잡고 다녀왔는데, 정말 운이 좋게도 날씨가 나름 선선했던 시기라 온천을 즐기기에 정말 좋았다.

<유원재를 가도 후회없을 사람들. 이런 분들께 추천합니다>

  1. 휴양. 온리 휴양을 원하는 사람
  2. 많은 이동을 하고 싶지 않은 경우
  3. 여행지에서 식당 알아보기 귀찮은 경우
  4. 온천을 좋아하는 사람
  5. 사람 많은 걸 싫어하는 유형
  6. 위가 큰 사람. 끊임없이 먹을 수 있으니까.



본격적인 후기는 사진으로~~

동서울터미널에서 수안보로 가는 시외버스를 타고 도착하여 가장 먼저 간 곳은 '대봉식당'.  
호텔에서 잔뜩 먹을거기 때문에 꿩요리는 패스하고 찾은 식당인데 나름 로컬 맛집인듯 했다. 가서 칼국수와 도토리묵을 먹으려 했지만 도토리묵이 품절. 그래서 감자전을 시켰다. 칼국수 하나, 감자전 하나 해서 총 2만원.

대봉식당 칼국수와 감자전

호텔 체크인까지 시간이 조금 남아서 엄마와 족욕길을 걸었다. 여름은 여름인지라 더웠는데 엄마랑 그네의자에 앉아 신나게 깔깔깔 수다떨고 영상도 찍었다. 누군가가 기회 될때마다 부모님 영상을 많이 찍어두라는 말을 하는 걸 듣고 영상을 찍고 있다. 마미는 신세대라 영상을 찍으면 매우 신나한다.

수안보 족욕길

하지만 '왕의 온천' 이라는 수안보 온천 물은 53도.. 여름날에 발을 담그기에는 내겐 너무 뜨거웠고, 나는 패스했다. 엄마는 그래도 담궈 보겠다며 담궜는데 다리가 시뻘겋게.. 그래도 여기서 산책도 하고 족욕도 하며 시간을 보냈다.

유원재 호텔 스파 입구

터미널에 내려서 본 수안보는 정말 휑한 느낌이었다. 이런 곳에 그런 호텔이 있다고? 싶어서 찾아가면서도 의아할 정도. 유원재를 발견하고 신나서 깨춤을 췄다.

웰컴티와 다과

체크인 시간보다 한 30분 일찍 도착하니 체크인까지 대기를 시켰다. 근데 우리보다 더 일찍와서 대기하는 분들도 있었다. 좀만 더 늦었으면 앉을 자리가 없었을 정도였음. 웰컴티와 웰컴양갱도 꽤나 맛났다.

파티엔 샴페인이지

방에 들어가니 샴페인이 셋팅되어 있었다. 마시진 않고 그대로 집에 들고왔다. 객실에는 저 샴페인 뿐만 아니라 탄산수, 스텔라 아르투아 맥주, 피지워터, 쥬스 등등 다양한 음료들이 준비되어 있는데 다 공짜다. 근데 라운지에 마실 음료들이 더 많아서 객실에 있는건 그대로 집에 들고왔다. 구질구질해도 어쩔수 없어.

거실느낌의 공간. 저 창에 비치는 그림자는 진짜 나무가 비치는 건데, 그냥 앉아만 있어도 기분이 좋았다. 사계절마다 다 가고 싶다는 느낌이 드는 곳. 이틀 묵었다면 좀 더 여유롭게 즐겼을텐데.

마치 일본 료칸처럼 호텔안에서 입을 수 있는 옷을 주는데, 저걸 입고 다녀야 숙박객이라는 걸 알아볼 수 있으므로 꼭 입고다니라고 한다. 생각보다 너무 편하고  잘어울려서 개량한복에 대한 뽐뿌가 왔다.

카페에서 제공되는 다과

유원재는 내부의 카페나 라운지에서 제공되는 차, 음료, 술, 다과 등등을 무제한으로 먹을 수 있다. 물론 비용은 숙박비에 다 포함되어 있음. 일단 가자마자 엄마랑 대중탕 가서 온천 한바탕 때리고 시원하게 맥주 마시러 갔다. 대중탕은 사진을 찍을 수 없어서 안찍었지만 사람들이 하나도 없어서 우리가 전세내다싶이 이용했다. 다들 숙소 안에 있는 온천을 쓰는건가 싶었는데 대중탕이 규모면에서나 갖추고 있는 부대 시설 면에서나 비교불가로 좋다. 탁트인 공간에서 하늘보며 하는 온천 최고!! 엄마랑 나는 숙소안에 있는 온천은 전혀 이용하지 않았고, 대중탕만 이용했는데 사람도 없어서 좋았다.

온천가서 땀빼고 마시는 맥주가 을매나 맛있게요

맘같아서는 "가서 맥주 왕창 마실거야!"라고 생각했지만 막상 가니 한잔 이상 마실수가 없었다. 사진은 안찍었는데 맥주마시고 뭐 딸기쥬스 마시고 라떼마시고 세잔 이상 마셨던거 같다 ㅋㅋㅋㅋㅋ

여름 프로모션으로 제공되던 숯 아이스크림

여름 프로모션으로 숯 아이스크림이 제공된다길래 받아 먹었는데, 저걸 먹고 다음날 엄마와 시꺼먼 변...을 봐서 둘이 깜놀했다는 사실. 하지만 맛은 좋았다. 카페가서 시간보내다가 또 온천하러 갔던거 같은디.

쉪, 오늘 메뉴는 뭔가요

생각보다 대중탕이 너무너무 좋아서 저녁식사 직전까지 대중탕에 있었다. 부랴부랴 6시에 식사하러 이동. 오래간만에 엄마랑 호텔식당 가니까 기분이 좋았다. 맘같아선 맨날 맛난거 사주고 싶다.
아, 맞다. 근데 호텔 숙박비 엄마가 다냈구나..히히

드디어 저녁식사. 맞이차림이랑 맏물?

사진도 대충 찍은거 같다. 근데 서빙하는 분들이 능숙하지는 않았고 외워서 설명해주는 느낌이 너무 강해서 ㅋㅋㅋ내가 다 불안했다. 질문하기도 미안했음. ㅋㅋㅋㅋ그리고 그릇들이 너무 무거워가지고 옮길때마다 내가 다 초조 불안.

드라이아이스 쇼

활어회를 주면서 물을 부어 주시는데 드라이아이스땜시 장관이 펼쳐짐.엄마랑 내가 깔깔깔 꺄아꺄아 반응을 잘하니까 서버 분이 뭔가 개그를 하셨었다. 기억은 잘 안나는데 분위기 화기애애.

완탕
소스가 맛있었다
스테이크 귯귯

스테이크는 돌판이 같이 나와서 구워먹을수 있다. 원하는 굽기로 구워 먹는게 좋았다. 엄마는 미디엄웰던 선호자라 야무지게 구워먹음.

역시 한국인은 밥이지. 버터밥 맛남.

반찬은 영 그랬다. 김치 약간 군내 났던거 같은디..기억 잘 안남. 찌개는 찌개니까 맛나게 냠냠.

화분을 모티브로 한 디저트.

난 저 화분 디저트 그냥 퍼먹으면 되는줄 알았는데 나중에 다시 접시에 셋팅해 주셨다. 아래있는 셔벗도 신기하고 맛있었음. 사진 순서가 뒤죽박죽이네.

객실안에 있는 온천.

객실안에 있는 온천은 물이 너무 뜨겁고 여름이라 벌레가 너무 많아서 못들어갔다. 좁기두 하고. 대중탕은 여름에 맞게 물온도를 48도로 조정해 놓은지라 따끈함도 적당하고 부대시설이 넘사로 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 좋아서 객실에 있는건 들어가지도 않았음. 이제 생각하니 아숩.

마미 갬성사진

카페앞에 있는 포토존. 물에 비친 하늘이 하트 모양이라 너무너무 맘에 드는 사진이다. 마미 사랑해!

대중탕 탈의공간

대중탕 탈의 공간도 개별적으로 칸칸이 준비할 수 있게 되어 있는데 모든 공간에 다이슨드라이기 있고, 화장품, 헤어에센스 등등 없는게 없다. 이때 다이슨 써보고 '아, 내년에는 엄마랑 내거 하나씩 사야지'하고 마음 먹었음. 이용객이 적어서 넘나 행복.

카페에서 뽕뽑기

차 한잔 하기전에 마미 사진 찍어주기. 날씨가 너무너무 좋았다.

숙소안에 딸린 정원.

엄마랑 정원에 앉아서 사진 찍으려 했는데 삼각대 리모콘이 고장나서 찍을수가 없었다. 그리고 사진찍기에는 온천즐길 시간도 부족했음. 지금 사진 찍을 시간이 없어! 1분이라도 더 지져야해!!

객실안 차마시는 공간

객실이 넓어서 여유롭게 보낼 공간이 많았지만 우리는 온천만 조졌다.
자기 직전까지 온천과 라운지를 털며 야무지게 시간을 보냈는데 이상하게 침대가 불편쓰..시몬스 침대인데 베개가 너무 높아서 엄마가 힘들어했다.힝.


조식메뉴

다음날. 밥먹으러 가기전에 온천 또 한번 가주고 밥먹으러 출동! 조식은 한상차림입니다, 고객님.

조식 샐러드

저 샐러드 맛있었다. 시저샐러드마냥 새큼달큼짭짤 맛났음.

영양탕 실망.

엄마 몸보신 시켜주고파서 영양탕 기대했는데 대실망..서버분이 '쉐프가 정성껏 끓여서 어쩌구저쩌구~~국물 남기지 말고 드시길 추천~~'하셔서 노력했지만 먹을수가 없었다..비려..

저렇게 조식먹고나서 또 온천하러 갔다 ㅋㅋㅋㅋㅋㅋ
엄마는 안가려던거 같은데 내가 간다니까 따라나섬 ㅋㅋㅋㅋ진짜 온천 너무너무너무너무 좋아!!

간식 때려줘야지

체크아웃하고나서 카페가서 또 간식 먹었다. 디저트류 다 맛있었음.

여름 프로모션용 토마토 빙수

여름 프로모션으로 추억의 토마토 빙수를 줬는데 엄마가 엄청 좋아해서 하루에 한번씩은 꼭 먹었다. 난 그냥 그랬는데.

커피도 마셔야지요

커피 마시구 푸딩에 달려있던 노끈으로 엄마 팔찌 만들어줌.


굿바이 선물

체크아웃 할 때 볼펜을 선물로 줬다. 고급이 모토인 만큼 볼펜도 묵직하니 고급스러움.

체크아웃후에 호텔에서 제공하는 송연서비스를 이용해서 충주터미널까지 이동했다. 엄마랑 나 말고 다른 모녀도 같이 탔는데, 이상하게 으시대는 스탈들이어서 넘 짱났다. 유일한 오점.

터미널에 짐을 놓고 활옥동굴까지 방문해서 아주 완벽한 여름휴가를 보냈다.
아~~또 가고 싶다~~~

근데.. 후기 다 쓰고 나니 '온천'호텔인데 온천 얘기는 '너무 좋다'라는 말만 있고 다 먹는 얘기 뿐이네..
근데 대중탕 진짜 너무너무 좋았다 ㅋㅋㅋㅋ
사진이 없을 뿐이지 온천이 젤루 좋았다는 것은 사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