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가 며칠 아프다는 이야기를 엄마에게 들었다.
도통 부탁을 하지 않는 엄마가 토요일에는 죽을 시켜달라고 전화를 했다. 마침 언니랑 같이 주말을 보내고 있었는데 언니는 많이 놀라고 신경이 쓰이는 듯 했고 난 아무생각이 없었다.
근데 오늘 저녁 6시, 진짜 딱 6시 퇴근시간에 엄마에게서 연락이 왔다. 아빠가 못움직여서 구급차를 불렀고, 병원이 안잡혀서 차에서 대기중이라고. 그리고 병원으로 이동하면 연락할테니 그리로 오라고. 구급차를 탄 건 6시보다 전이었으면서, 일부러 내 퇴근시간에 맞춰 전화한 걸 알아서 마음이 착잡했다.
언니에게 연락을 하고 7시 30분이 넘어서까지 기다렸지만 병원은 잡히지 않았고 참지못한 나도 구급차로 이동했다.
구급대원분을 보자마자 내가 한 말은 "저..저기..저 자식인데요"였다. 하, 참나ㅋㅋㅋㅋㅋ
그러자 "보호자 되시냐"는 말이 되돌아왔다.
내가 내 부모의 보호자구나.
나는 피보호자로만 살았지 내가 보호자라고 생각한 적이 없었는데. 내가 보호자구나.
여튼 대충 들어보니 아빠가 열흘전쯤 화장실에서 넘어진 일이 있었고, 정형외과에서 약을 타 먹었더니 온몸이 띵띵붓고 식음을 전폐했다는 거였다. 근데 암 치료 병력+정형외과 문제+내과문제가 있어서 연계해서 봐줄곳이 없어서 병원이 안잡히는 거였고.
그러다 정형외과 검사만 해줄 병원을 잡아주셔서 이동을 하는데, 앰뷸런스로서 보호자 1명만 탑승이 가능하다고 해서 난 택시로 이동을 했다.
병원에 내려서도 난 엄빠가 어딨는지도 모른채 대기실에서 이 글을 작성하고 있다. 인포메이션의 직원도 쌀쌀맞고, 사람이 없어서인지 불도 꺼버린 이 곳에서 눈물이 날 것 같지만 난 울지 않을거야.
왜냐면 난 보호자니까!!난 울지 않아!!!